김문수 찬성, 조용우·이성수 재검토, 손훈모 반대
서갑원, 투명성 강조하며 주민 설득 과정 더 필요
소병철 즉답 피해·민주당 시의원들, 절차 공개를

▲순천시 폐기물처리장 최적지로 선정된 국가정원 옆 연향들
▲순천시 폐기물처리장 최적지로 선정된 국가정원 옆 연향들

[순천/남도방송] 전남 순천시가 쓰레기소각장 최적지를 국가정원 옆 연향들 일원으로 확정짓기 위해 행정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에 나서는 입지자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9일 순천시에 따르면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2030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에 대비해 지난 6월 22일 연향들 일원을 소각장 최적 입지후보지로 선정했다. 순천시는 두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쳤으며 필요한 관련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시 쓰레기소각장은 지하에 소각시설과 재활용 선별시설을 두고, 지상에는 소각을 통해 발생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공연장, 체육시설, 복합문화공간 등 주민친화 시설을 갖춘다.

이같은 순천시 방침에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특보만 원론적인 선에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특보는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입장이라는 전제하에 "순천시 진행과 행정안전부, 환경부에서 인정하는 합법적인 절차에 찬성하는 바"라고 했다.

김 특보는 찬성 의견을 밝히면서도 "지금 진행되는 공람 공청회와 설명회가 해당 주민들에게 빠짐없이 더 자세히 충분히 진행되기를 바라고, 다만 인체에 해가 없는 세계적으로 가장 과학적인 방법을 도입하고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보당 이성수 전남도당위원장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시민토론회에 이어 소각장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운동본부 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풍덕초 강당에서 시민대토론회를 열었으며, 지난 6일 시민운동본부 출범을 위한 준비모임을 주도했다.

조용우 전 청와대 비서관도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며 "첫째 절차문제로, 시는 절차대로 추진했다고 하지만 많은 시민은 이를 믿지 않는다. 너무 급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배경에 의혹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 자체만으로도 시 행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둘째는 입지문제로, 시내 한복판 그것도 국가정원 바로 옆에 쓰레기소각장을 설치한다면 '생태도시 순천'이라는 표현도 사용하기 어렵고 셋째는 안전성 문제로, 지하 소각시설이나 배출연기 안전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손훈모 변호사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손 변호사는 최적 후보지가 발표되자마자 "민주주의는 결과 못지않게 절차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순천시 발표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전히 생략됐기에 반대를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선정위원·절차·방법과 시공무원 참여 여부 △연향들로 결정한 이유 △또 다른 후보지는 어디였는지, 연향들이 다른 후보지보다 점수가 높은 이유 △왕지동매립장·주암자원순환센터에 매립된 쓰레기 처리 여부 △하남시 시설이 왜 기준이 됐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서갑원 전 의원은 "이 문제는 찬·반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소각장은 필요지만 충분히 주민 의견을 물어야 한다. 입지선정위원회가 주민들에게 충분한 상황설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바늘을 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기에 주민 의견을 물어 설득할 건 설득하고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은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순천시도 선정위원회에만 맡겨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적극적으로 설명할 건 설명해야 한다. 그런 절차들이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소병철 의원은 최근 지역방송에 출연해 "시장과 당이 달라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시의회가 민주당이 1당이여서 시의원들이 시민 의견을 대변해 줘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순천갑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 6일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소각장 문제와 관련 간담회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참석 의원들은 순천시가 그동안 진행해온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했다.

이처럼 내년 총선에 나설 후보군 중 김문수 특보만 원론적 찬성 입장이며, 서갑원 전 의원은 주민 설득 과정을, 나머지 출마예정자들은 '재검토'에 방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순천시는 한차례 공청회를 연 뒤 다음달 부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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