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선정 기염에도 지난해 탈락
역대 최악 축제 오명 속 경쟁력 실종
콘텐츠 개선 등 축제 성패 여부 관심

▲ 지난해 5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여수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린 제57회 여수거북선축제 장면. 축제 기간 내린 집중호우로 상당수 행사가 취소되거나 변경됐다. (사진=독자)
▲ 지난해 5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여수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린 제57회 여수거북선축제 장면. 축제 기간 내린 집중호우로 상당수 행사가 취소되거나 변경됐다. (사진=독자)

[여수/남도방송] 전국 최대 호국문화 축제로 지난 57년간 명맥을 이어온 여수 거북선축제가 올해 전남 대표 축제에 탈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역사와 전문성 부족 등 총체적 부실 속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남도는 지역축제 경쟁력을 높이고 유망축제를 육성하기 위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매년 10개 대표 축제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최우수 축제 5,000만원, 우수축제 3,000만원, 유망축제 1,000만원 등 총 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축제 선정은 도가 각 시군 신청을 받아 자체 평가를 거쳐 문화관광부에 신청해 이뤄진다. 평가는 전남도가 선정한 평가위원들이 현장평가와 발표평가 등 2가지로 실시하며, 축제 기간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행사 구성이나 준비 상황 등을 살핀다.

지난해 최우수 축제에는 함평군 '대한민국국향대전', 우수축제에 '목포항구축제', '광양매화축제', '영암왕인문화축제'가 선정됐다.

유망축제로는 '곡성세계장미축제', '고흥유자축제', '정남진장흥물축제', '해남미남축제',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등 6개를 뽑았다.

5년 연속 전남대표 축제로 선정됐던 여수거북선축제는 이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변방 축제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시민 김모씨는 "행사 준비부터 진행까지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 없는 졸속 축제로 전국적 망신을 샀는데 전남 대표 축제로 선정됐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면서 "예견된 수순"이라며 혀를 찼다.

이에 시 관계자는 "(전남도에) 자료를 제출하면 '됐다', '안 됐다' 결과만 통보받지 미흡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없다"면서 "점수가 안 나온 것 같다"고 의아해했다. 

이 관계자는 "알다시피 지난해 행사가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에 안됐다고 본다"면서 "거북선축제 외에도 불꽃축제, 동동북축제 등 호응도 높은 축제가 있어 변화를 주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공정하게 평가했기 때문에 심사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며 "지난해 축제가 장소 변경 등으로 좀 문제가 있었고, 관광객이 많이 오다 보니 소홀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열린 제57회 여수거북선축제는 5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여수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렸다.

시는 처음으로 주 행사장을 진남관과 중앙동 일원에서 박람회장으로 옮겼다. 하지만 역사성과 관련이 없고 관광객이 붐비는 장소로 행사장을 바꾸면서 정체성 훼손 논란과 흥행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날씨도 한몫했다. 축제 기간 여수에는 221㎜의 많은 비가 내렸고,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축제 백미인 '통제영길놀이' 행진이 취소되는 촌극을 빚었다. 장터, 체험행사 등 각종 이벤트도 취소되거나 변경되면서 혼선을 빚었다. 사전 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축제를 다녀간 인원은 2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37만6,000여명에 비해 6%에 불과해 역대 최악 축제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지역경제 유발 효과도 전무하다시피 했다.

앞서 축제보전회는 지난해 축제가 전통과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이벤트성 축제로 전락하게 한 책임을 물어 이사 10명을 교체하는 등 내부 쇄신을 단행했다.

보전회는 올해 축제도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인 오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연다. 축제 장소는 종전 축제 장소인 종화동 해양공원과 학동 거북선공원 2곳으로 나눠 특색있는 콘텐츠를 운영키로 했다. 

기존 통제영길놀이 등 참여형 콘텐츠를 재정비하고,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 공연 등 이색 콘텐츠도 새로 도입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참패의 쓴 맛을 본 여수거북선축제가 과거 한때 전국 4대 축제로 선정된 옛 명성을 회복할 지 올해 축제 성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지난해 5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여수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린 제57회 여수거북선축제 가장물 행진 모습. 축제 기간 내린 집중호우로 상당수 행사가 취소되거나 변경됐다. (사진=독자)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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