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학생 인권 운동의 선구자 VS 교권 권위 추락

[순천/남도방송] 순천시에서 발생한 P중학교 교사와 학생간 머리채 몸싸움 사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기미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해당 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네티즌과 해당 학교 교사라고 밝힌 네티즌이 머리채 몸싸움 사건을 둘러싸고 '교권'과 '학생인권'의 대립구도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부운뜬구름’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교권학립을 위해서라면 아이의 인권이나 학습권은 무시해도 되는 건가요?’라며 학생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열두 살 아이가 격한 마음에 철없이 저지른 실수’라며 처벌이 ‘너무 가혹하고...(전학 권유의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한)교육적 처사라고 여기기엔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 사건 경위와 상황일지를 게시했다.

▲교권과 학생인권의 조화가 필요할 때다. 사진은 학생들과 교사의 사랑과 교육을 담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한 장면.
사건이 발생한 후 학생의 부모는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들께 사과를 드리고 아이를 용서해주시기를 간청’했지만 ‘학교측은...(아이를)불량학생으로 몰아 전학 외에는 길이 없다’는 조치를 받았다며 아이의 인권과 학습권이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더불어’라는 필명으로 해당 학교의 교사라고 밝힌 네티즌은 ‘<교권 때문에.....>에 대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학부모의 왜곡된 청원서를 접하고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에 이슈청원하게 된 까닭을 밝혔다.

이 네티즌은 사건이 일어난 날 학교 측에서는 ‘학부모에게 사건이 확대되면 학생이 전학 가기 힘들어진다’며 ‘징계하기 전에 전학을 권유’했다고 사건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부모는 '학교 측의 정식 징계절차를 밟아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해 학교측이 '선도위원회'를 열어 학생에게 전학과 가정학습을 권고했지만 학부모가 재심 신청과 함께 관련 교사 6명을 검찰에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또 '고소 취하 조건으로 전학 권유 취소와 향후 징계조치 금지를 내걸었다'고 덧붙였다.

아고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속칭 머리채 몸싸움 진실공방에 대해 ‘자유’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해당 학생생을 ‘학생 인권운동의 선구자’라고 치켜세우며 공방에 가세했다. 이 네티즌은 미국의 예를 들고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있는 사람이 바보’라며 학부모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무지개’라는 네티즌은 "(해당)아이를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고 포기한다면 교권의 실추에 따른 피해는 아이들이 될 것'이다며 해당교사의 지도는 교사이기에 가능한 행동이라고 평가, 교사의 손을 들어 줬다.

온라인상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교사와 학생간의 몸싸움이라는 부분을 쉽게 받아 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로 지역사회도 충격에 빠졌다. 더욱이 '교육도시인순천'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여론이다.

순천시 교육당국 관계자는 "이유를 막론하고 단 한번의 체벌이 교사와 학생간 돌아오지 못할 시궁창으로 빠지게 한 꼴"이라며 "결국 두 사람 모두 피해자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또 고소장이 제출된 만큼 사법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고 해당 교사와 학생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편 서울시가 학생인권조례를 발표하면서 학생체벌금지에 따른 대안이 시급하다는 여론도 이 사건으로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 추세다. 순천에서 교육관련 일을 하고 있는 양모(34)씨는 "체벌로 해결하려는 시대는 지났다"며 "벌점제와 같은 행정적 처분으로 학생들 지도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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