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 우회·동천명품하천·애니메이션 사업 등
노관규 시장 현안 건의, 대통령 지시로 '가속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남도방송] 지난달 31일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 전 브리핑과 만찬 자리에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노관규 순천시장 대화 내용이 조금씩 공개되면서 대통령의 선물과 순천시 성과에 관심을 끈다. 

4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노관규 시장은 정원박람회 개막식 전 환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순천의 생태보존 발자취와 정원박람회 개요를 보고하며 "공식 브리핑은 끝났지만 언제 또 대통령님을 뵙겠냐. 풀어주셔야 할 현안이 있는데 말씀드려도 되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대통령이 흔쾌히 승낙하자 노 시장은 순천도심을 관통하는 경전선 노선 우회와 동천 명품하천 사업,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조성사업 예산 등을 건의했다.

이를 경청한 윤 대통령은 "경전선 도심 통과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우회를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명품하천 사업에 대해서는 "지방하천을 수도권과 영남만 주고 호남은 안 주면 균형이 맞지 않다"며 한화진 환경부장관에게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노 시장은 박람회 개막식 개회 선언에서 3만명 관객과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고 성과를 깜짝 발표했다.

이어 진행된 만찬에서도 윤 대통령은 "개막식에 정말 감동받았다, 특히 주제공연은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며 "이 정도면 지방정부를 믿고 권한을 이양해 줘도 좋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순천시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노 시장은 순천 웹툰 작가가 그린 대통령 부부의 캐리커처를 전달하며 "수도권으로 청년인구 유출을 막고 전남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문화사업이 있어야 한다"고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사업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께서 잊지 않도록 제가 챙기겠다"며 화답했다고 한다.

대통령 메시지가 전달된지 이틀 만에 박보균 문체부장관이 노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사업에 추가 지원을 약속했고, 순천시는 일이 일사천리로 풀려가는 모습에 놀랍고 감사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윤 대통령은 개막식 축사에서 "순천은 제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이라면서 "순천이 호남과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 거점이 되도록 제대로 챙기겠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어 "순천에서 멋진 봄을 만끽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너무 멋진 밤입니다"라는 말로 대통령의 마음을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윤 대통령과 함께 정원박람회를 방문한 김건희 여사도 "순천은 또 오고 싶은 곳이다. 순천 시민 행복지수가 높겠다"며 "아름다운 순천을 잘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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