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후보 "전남 최초 여성의원 새역사 쓸 것"
현역 서 의원 "당 일방 결정 재고해야"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에 단수공천한 권향엽(왼쪽) 후보와 컷오프된 서동용 의원 (사진=하태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에 단수공천한 권향엽(왼쪽) 후보와 컷오프된 서동용 의원 (사진=하태민 기자)

[광양/남도방송] 더불어민주당이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현역을 컷오프하고 전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여성을 단수공천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단수공천 받은 권향엽 후보는 "전남 최초 여성 국회의원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밝혔다. 공천배제에 반발한 서동용 의원은 "결정 재고"를 요청했다.

권향엽(56) 후보는 2일 전략지역 단수공천이 확정된 후 입장문을 내어 "심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역주민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후원에 깊은 감사 드린다"며 "더 간절한 마음으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무능과 오만에 대한 심판을 외쳤다"면서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힌 윤석열 검찰 정권 타도와 민생경제 회복은 물론 순천 광양 곡성 구례 지역의 재도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권 후보는 "저는 전남에서 유일한 민주당 여성 후보로 확정됐다. 정치영역에서 유리천장 깨기는 그 어느 영역보다 어렵다고 한다"면서 "46년 동안 전남에서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이 배출되지 못했다. 제가 그 유리천장을 깨고 이번 총선에서 전남 최초 여성 국회의원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했다.

그동안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온 후보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권 후보는 "후보님들 수고 많으셨다. 무거운 마음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제는 함께 큰 목표를 향해 화합해 하나된 팀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광양 출신인 권 후보는 순천여고, 이화여대 대학원(정책학 석사·정치외교학 박사)을 졸업하고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김대중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 민주당 중앙위원·여성국장을 지냈으며, 현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맡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여성전략지역으로 지정한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 권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이 지역 민주당에서는 권 후보와 현역인 서동용 의원, 유근기 전 곡성군수, 이충재 전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이 경쟁을 벌였다.

민주당 심사 결과에 반발한 서동용(60) 의원은 단수공천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현역 의원인 저에게 당 지도부는 왜 저의 지역구가 전략선거구로 지정돼야 하는지에 대해 일체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서 "공천관리위원회 발표를 통해 전략선거구로 지정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에 들어가 있느냐. 아니면 돈 봉투 의혹 등 비리 수사 등 재판에 연루돼 있느냐. 아니면 후보적합도 등에서 경쟁력이 낮았느냐"며 "22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던 여성전략특구라는 것을 들고나와 일방적으로 단수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우리 당이 이야기하는 시스템 공천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들과 비교해 2배 이상 차이가 났는데 후보 경선 기회조차 박탈하며 전략공천한 이유가 뭐냐"며 "지역의 어떤 주민들이 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호남은 원칙을 무시하고 당에서 어떤 후보를 내리꽂아도 무조건 이기는 지역이라고 판단하는 것인가"라며 "당의 시스템 공천을 복원해달라. 그것만이 호남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하태민 기자 hagij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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